본 블로그를 개설하고 얼마 후 부터 지금까지 "
책 이야기"란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내가 읽은 책들에 대한 독후감(이라기 보다는 후기 정도? ^^)을 써왔다. 사실 내가 지금까지 그다지 많은 책을 읽은 것도 아니며, 전문가는 더더욱 아니다. 그치만 올해부터 나름대로 계획을 세운 것이 있었고 또 그것을 기록해 두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었다. 아무튼
올해는 "내 생애 최고로 책을 많이 읽은 해"로 기억이 될 전망이다. 지금 당장 책읽기를 그만두어도 한달에 한권 꼴은 될 것이니 말이다.
아직 연말은 아니지만 그간의 노력들을 한번 정리해보는 차원에서 아래와 같이 내가 직접 체득한 나만의 책읽기 노하우를 공개할까 한다. 아래 방법은 읽다보면 꼭 어딘가에서 베낀 듯 보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어디서 그런 건 본적이 별로 없고. ㅋㅋ 나름대고 고안해본 것이니 오해 없길 바란다.
1. 책선정
나에게 있어서 책선정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십수년간 책이라는 물건과는 담을 쌓고 지냈었고 만화책도 한시간이상 보면 목도 아프고 눈도 아픈 아주아주 몹쓸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무엇보다도 내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읽을 만한 책을 찾는 것이 가장 급선무였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나에게 좋은 책의 조건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두께가 얇은 책
- 활자가 크거나 글자수가 적은 책
- 평소 관심 주제에 관한 책
딱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나는 책이 얇고 글자수가 적거나 글자 크기가 커서 진도가 빨리빨리 나가는 책을 선호한다. 안 그러면 도저히 끝낼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물론 거듭되는 훈련 끝에 이제는 꽤 두꺼운 책도 힘겹게나마 마무리를 짓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욕심에 사로잡혀 어려운 책임에도 유행하는 책 유명한 책을 골라서 일단 사고 보는 것"은 금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예전에 송두율 교수가 드디어 국내에 들어왔을 때 하도 언론에서 떠들길래 그 책이 뭔지도 모르고 "계몽과 해방" 이라는 송두율 교수의 책을 산 적이 있는데, 책이 두꺼운 편은 아니었으나, 이 책은 도저히 내가 읽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책이었다. 어렵기도 하거니와 주제자체가 너무나도 동떨어진 것이라 도저히 열장이상을 읽지 못하고 결국 책장에 몇 년째 처박혀 있는 중이다.
2. 꾸준히 읽기
앞에서 말한대로 꾸준함을 유지하기에 적당한 책을 골랐다면 다음 단계는
하루에 한장이든 열장이든 계획대로 꾸준히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다. 나의 경우 출퇴근시 왕복 30~40 여분간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을 그렇게 지켜나갔다.
그러한 다짐을 지켜나가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찮은 일이라 할지라도 하찮기 때문에 더 지키기 힘든 일도 있다. 그리고 그것이 하필이면 독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해낸 것은
책의 맨 앞장에 나만의 각오를 한마디씩 적는 것이었다. 사실 이 방법은 아버지의 그 것을 따라한 것인데, 어느날 아버지께서 청년시절에 보시던 책을 펼쳐보았더니 책의 맨 앞자에 그러한 다짐을 적어 놓으신 게 보였다. 그때는 그저 멋있다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내가 해보니 마인드 컨트롤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내 경우에 올해 초에 읽은 모든 책에는
"No pain, No gain" 이라는 글귀를 적었었고 최근에 보고 있고 조만간 독후감을 쓸 "조엘 온 소프트웨어(Joel on Software" 에는 "
김호님의 블로그"에서 본 멋진 글귀, "
승자는 몸을 바치고, 패자는 혀를 바친다"라는 글귀를 적었다.
공부에 왕도가 없듯이 책도 마찬가지다. 첫장에서 시작해 끝장까지 글자 하나하나 읽어내려가는 방법 외에 책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빨리 읽고 느리게 읽고의 차이는 있겠지만 말이다. 요즘 오디오 북이라고 성우가 책을 읽은 것을 녹음해서 듣는 것도 있긴 하지만 결국 그것도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점에선 마찬가지라 하겠다.
책을 읽다보니 일정한 리듬같은
것이 있다는 것을 발견햇는데,
아무리 얇고 쉬운 책을 골랐다 할지라도 절반까지는 잘가다가 절반에 다다르면 힘들어지지만 그 고비를 넘기면 다시 쉬워진다는 것이다. 마치 러닝머신을 뛰다보면 처음 목표로한 거리의 절반 정도가 되면 죽을 것 같이 힘들어서 "종료" 버튼을 막 누르고 싶다가도 목표에 다다르게 되면 갑자기 "조금만 더" 라는 욕심이 생기는 것처럼 말이다.
여튼
누구든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끝에 다다를 것이다.
3. 요점 파악/정리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은, 돌아서면 잊어버린 다는 것이다. 아무리 멋진 글을 읽고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할지라도 인간인 이상
모든 기억을 머리속에 담고 있을 수는 없는 법, 그래서 고안한 방법이(사실 내가 고안한 것도 아니지만) 메모, 책갈피, 모서리 접기, 밑줄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그 부분을 표시하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이고 단순한 것이지만 가장 유용한 팀이라 하겠다.
이렇게 중요하거나 감명깊게 읽은 부분에 표시를 해두게 되면, 필요할 때마다 찾아볼 수 있고 당연히 요점만 찾아서 기억하기가 쉽기 때문에, 다음 파트에 이야기할 독후감을 작성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되고, 남에게 잘난척(ㅋㅋㅋ) 뽑낼 때에도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4. 독후감 쓰기독후감이라면 어린 시절 방학숙제 하면서 고생고생한 기억때문에 다들 손사레를 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방법은 책읽기를 마무리 짓고 생각을 정리하는 가장 중요한 단계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어떤 책에대해서 총평을 하고 그 작가에 대해서 어설프나마 딴지도 한번 걸어보고 또 좋은 부분이 있으면 칭찬도 해보고 하는 것은 그 책과 그 저자의 논지를 나름대로 이해하고 분석하지 않고서는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파악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고 기억을 더듬으며 앞에 읽은 부분을 생각하다보면 머리속에 복잡한 퍼즐이 하나씩 하나씩 맞춰지면서 그제야 비로소
이 책의 지식이 온전한 나만의 것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독후감이라고해서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블로그든 어디든 일단 흔적을 남기는 거다. 남에게 자랑하고 싶으면 블로그나 카페나 어디든 오픈된 장소에다 써도 좋겠고(블로그를 꼭 자랑하려고 한다는 말은 아님.. ㅋㅋㅋ). 혼자서 보고 간직하고프면 일기장에 적든 a4 용지에 적든, 윈도우 메모장에 적든, 메일에 적든 하여간에
어디든 꼭 한번 글로서 정리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뿐만아니라 이러한 독후감 작성은 대부분의 요즘 젋은이 들이 간과하고 또 굉장히 서투른
작문 실력을 길러줄 수 있는 아주 좋은 연습이 된다는 것이다. 내가 아직 매니저 반열에 오르진 못했지만 적지않은 수의 이력서들을 받아 보았다. 그 중 한국에만 있다는 자기소개서를 읽어보면 80~90% 는 가려낼 수 있을 정도로 지금 젊은이들의 작문 실력은 형편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내가 글을 잘 쓴다는 말은 아니다. 그치만 최소한의 기본 가락은 해줘야지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독후감은 반드시 도움이 된다. 자신이 소위 글빨이 딸린다고 생각이 든다면 꼭 한번 실천해보기를 권한다.
끝으로 독서 자체도 그렇지만 이러한 독후감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은 "
자신의 사고의 폭을 넓혀 준다"는 장점이 있다. 남의 글을 통해 얻은 지식과 깨달음을 나의 생각과 견주어 보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 그리고 책임감을 갖고 글로 옮겨 본다는 것은 평소에 해보지 못했던 부분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상으로 나만의 허접한^^ 책읽기 방법 소개를 마치려고 한다. 진심으로 바라건데, 나처럼 책에 취미를 잃었다가 다시 붙이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나만의 책읽기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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