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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 온 소프트웨어
같이 근무하는 멋진 청년 이상엽대리가 추천해준 책 조엘 온 소프트웨어를 거의 한달간에 걸쳐 다 읽었다. 이 책은 지난번에 소개한 실용주의 프로그래머와 상당히 유사점을 많이 가진 책이었다. 소프트웨어 개발방법론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음직한 일상적인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이 책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탁하고 무릎을 치면서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있다는 거지. 살짝 두껍고 자칫 딱딱한 책이란 의심을 가지기 쉬운 제목이라 선택을 조금 망설이기도 했으나 막상 읽어보니 의외로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그런 책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이 원래 "조엘 스폴스키" 란 분의 블로그 글들을 모은 것이라 일상적인 내용들을 구어체로 담아냈기 때문이리라.
좋았던 점
우선 번역이 참 잘되어 있었다. 과거의 번역서들의 대부분이 그랬고 최근에도 가끔 그러듯이 도데체가 앞뒤 말이 맞지 않는 번역들이 참 많은데, 이 책은 (비록 원서를 보지는 않았지만) 의역 수준의 번역이 되어있어 번역서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잘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산직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은 어떨런지 모르겠지만(전산직이 아닌데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지만...)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음직한 이야기들이 주제라서 어렵지가 않다.
그리고 허접하나마 블로거 군단의 일원인 본인도 가끔 인기 블로거가 되는 꿈을 꾸기도 하는데. ^^ 이 책이 한 사람의 블로그로 부터 만들어졌다는 것이 내일처럼 흐믓하고 신기하기만 했다.
나빴던 점
다소 한국의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도 있으며, 개인 블로그를 옮긴 것이라 그런지 뭐랄까 거부감이 생기는 주장들이 다소 있었다. 책의 어조로 보건데 매우 확고한 신념이 있어 그런 듯 하지만 블로그가 아닌 인쇄물로 옮겨지는 단계에서는 조금 정제를 할 필요가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닉스와 오픈소스들의 진영과 MS 진영을 비교하는 숱한 내용들이 그랬고 (실제로 몇몇 부분은 완전히 틀린 주장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본인이 몸담았던 MS 와 본인이 했던 프로젝트를 매우매우 자화자찬하는 모습은 굉장히 거북했다.
기억에 남는 부분
내가 얼마전 소개했던 독서 방법에 따라 모서리를 접어서 표시해둔 부분이 열군데 남짓 되는데 그 중 몇가지만 추려보았다.
1) 메모리 블록을 할당하는 방법에 관하여... (p13~15)
메모리 버퍼를 항상 2배수로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내용 (이 부분에 대해 이상엽대리는 의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ㅋㅋ)
2) 조엘 테스트 (p21)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인데, 어떤 개발팀을 평가하는 12가지 척도를 제시하고 있다. 아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인터넷에 많이 나와있을 듯 하니 궁금한 사람은 한번 찾아서 테스트를 해보기 바란다. 참고로 본인이 속한 팀은 10점이상의 훌륭한 성적을 받았다.
3) 고리타분한 버그수정 (p127)
버그 수정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하고 있는 부분이다. 정말 와닿는 내용이었고 정말이지 후배 그리고 동료 개발자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라 하겠다.
4) 개발자는 멀티테스킹 기계가 아닙니다. (p241)
메니저들과 비 개발자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을 이 사람이 속시원하게 풀어주었다. 그들이 MM(Man Month) 란 말도 안되는 개념으로 "0.1 의 리소스" 운운할때 정말이지 답답함이 밀려온다.
5) 결코 하지 말아야 하는일, (p245)
내가 4년차 즈음되었을 때, 문득 생각했었던 내용이었다. 누군가 앞서간 사람이 말도 안되는 호작질을 해놓았다는 생각이 들어 왕창 뒤집어 엎고 이른바 리빌드(rebuild) 를 해보고픈 욕망이 불끈불끈 솟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나는 생각했었다 "누가 이렇게 해놓은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그 이유를 찾아보자".... 물론 새로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이미 상당부분 쌓아 올린 탑을 다 부수고 다시 쌓는 다는 것은 우선 지양해야할 것이란 생각... 동감한다.
6) 우수한 인재를 모으십시오. (p305)
훌륭한 인재가 있는 회사는 훌륭한 회사다라는 당연한 소릴 하고 있는 부분^^, 인사관리와 메니징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총평 및 추천사
전에 실용주의 프로그래머를 소개하면서도 했던 말이지만, 역시나 이 책도 갓 시작하는 프로그래머들이 읽는다면 오히려 혼란만 가중될 가능성도 있어보인다. 왜냐하면, 어떤 골치아픈 문제를 풀 수 있는 묘수를 보여줘도 그 문제를 만나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복잡한 간섭 정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경험삼아 마음의 양식을 쌓을 요랑으로 읽어보려는 사람에게는 프로그래머 초심자라 할지라도 말리지는 않겠다.^^
어쨋든 경력 4~5 년차 이상의 IT 에서 잔뼈가 굵은 프로그래머라면 한번쯤 읽으면서 지난 시간을 거슬러 회고하면서 앞으로의 내실을 다지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비록 몇몇 눈에 거슬리는 내용이 있다 할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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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머도 아닌데 제 책장에는 왜 저 책이 꽂혀있을까요... -_-;
ㅎㅎㅎ 거야 너른 호수님의 너른 관심과 지식 덕분이겠지요 ^^